“멀리 보는 삼성, 위기도 먼저 본다” | ||||||
[인터뷰] 前 삼성 사장 손욱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센터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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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위기론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은 정말 중대한 고비에 놓인 것일까, 아니면 늘 그래왔듯 새로운 도약을 위한 위기경영 기법의 반복일까. 이러한 문제에 답을 듣기 위해 삼성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기획실 전무로 승진, 삼성의 위기를 개혁으로 돌파하는 과정을 이끌었던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를 만났다. 손 교수는 새로운 기업문화 창달의 목표를 가지고 ‘감사와 나눔’ 운동을 하고 있다. - 삼성이 발전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은퇴하시고 감사와 나눔이라는 것을 주제로 ‘행복나눔125 운동본부’ 활동을 하시는데요. 기업의 효율이나 경영분야가 아닌 감사와 나눔이라는 게 좀 의외입니다. 어떤 취지로 이런 활동을 하시나요? 사실 1993년 삼성에 신경영이 시작될 때부터 감사와 나눔에 대한 개념이 시작됐습니다. 삼성의 발전 방향에 대한 두 가지 큰 축이 있었는데, 한쪽 축은 세계 최고의 것들을 도입해서 체질을 바꾸는 것이었고, 다른 한 쪽은 ‘창의의 삼성’으로 가자는 거였습니다. 모방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어느날 과학기술사를 연구하신 전상훈 선생님의 ‘한국과학기술사’라는 책을 봤는데 세종 시대에 우리나라가 첨단과학 국가였더라고요. 당시 첨단기술 62개 중에 29개가 조선의 최첨단 기술들이었어요. 전상훈 선생을 만나 ‘세종대왕의 관점’을 연구해 주길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도입한 것이 ‘세종대왕’식 방법이었죠. ‘연구소를 신바람 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감사와 나눔의 출발이었어요. - 지금 삼성의 위기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삼성은 항상 위기라고 하죠.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위기를 인지하는 감각이 예민하다고 봅니다. 다른 기업들은 지금 당장, 혹은 1~2년 앞을 놓고 위기라고 하지만 삼성은 항상 앞을 멀리보고 위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작은 현상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에 견줘 위기라고 말하는 거죠. 삼성은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어요. “삼성은 언제나 위기의식 잃지 않는 조직” - 삼성에게 과거의 위기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돌파할 수 있었습니까? 전쟁 이후 첨단 군사물자, 원조물자들이 흘러 다녔을 때 그 당시 시작된 것이 제일모직이나 제일제당 같은 제조업이죠. 삼성물산이 서울에 있다가 대구로 피난을 가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난을 가서 물자를 생산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 누구도 제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은 못했어요. 그 당시로는 모직이나 제당사업이 앞서가는 기술에 속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기술과 인재가 없었는데 이병철 회장은 도전을 한 것이죠. 멀리 내다보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이런 제조업에서의 도전이 성공을 거둬서 삼성의 기반이 튼튼해진 거예요. 또 이 회장은 한국비료라는 회사를 시작합니다. 당시 해외차관 사업으로 6000만달러였으니까 상당히 큰 규모였습니다. 그때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불행히 국가에 헌납하게 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만 이후 전자산업으로 도전을 시작하죠. 그 당시의 전자산업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았어요. 선발주자로 금성전자가 있었고, 삼성은 뒤늦게 후발주자로 전자산업에 미래를 걸었습니다. -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장기적 사업의 틀을 짜나갔다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그렇죠.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그 바로 앞이 아니라 10년, 20년 뒤를 보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의 삼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2차 석유파동이 나고 회사들이 엄청나게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어요. 당시 저는 기획실에 있었는데, 기획실 직원들이 전자제품 방문판매를 다닐 정도로 어려웠어요. 당시 이병철 회장의 건강이 안 좋은 시기였는데 그때는 아무도 삼성이 ‘반도체’라는 사업에 진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를 하지 않으면 삼성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반도체에 ‘올인’한 거죠. 그래서 오늘날의 삼성전자가 이뤄진 겁니다. -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의 위기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50여 년간의 이병철 관리체계가 이건희 회장의 자율경영으로 잘 변화되지 않자 신경영이 시작된 거죠. 1993년 이건희 회장은 임원 200여명을 불러 68일 동안 전 세계 일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보러 다녔어요. 보고 토론하고, 그 후로 임원들 스스로가 깨닫게 된 거죠. 양(量)적인 것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질(質)적인 면을 발전시키고 성장시켜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 이건희 회장의 생각이 새로운 경영을 태동시킨 것입니다. 위기의식을 주입해 성공을 만든 것이죠. 그것이 바로 ‘자식과 아내를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라’고 했던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정신이고요. 1993년에 신경영을 시작하면서 ‘5년 내에 신경영 개혁을 끝내지 못하면 우리는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5년 내에 성공하면 일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 97년 IMF를 맞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삼성이 정부보다 더 위기의식을 느끼고 능동적이었던 같은데요. 그런 혁신을 가르치는 기업이 어디 있겠어요? 없죠. 그런 기적 같은 일을 한 것에 대해 존중하고 경애하는 그런 것이 없어요.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해서 저러고 있는 거죠. 이건희 회장의 화두는 질(質)을 높이자는 것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글로벌 스탠더드, 나아가서 ‘월드 베스트’를 깨닫고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 있었어요. 다 철학적 인문학적 성찰이었고 구체적 방법은 없었죠. 그리고 이 당시 1997년에 IMF가 시작됐죠. 삼성은 IMF 이전의 4년 반보다 IMF 이후 1년간 한 것이 한 게 더 많아요. 그런 점에서 삼성이 변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이 정도 오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10년 20년 30년 내다보며 화두를 던지고 조직을 몰아가는 것이 삼성의 역할이죠. ‘전략의 삼성’에서 ‘창의의 삼성’으로 - ‘전략의 삼성’이라는 말씀은 세계 1등 기업들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삼성에는 현재 관료주의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아직도 ‘관리의 삼성’이라는 모토를 가졌던 이병철 시대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병철 회장의 시대는 50년간 지속됐고 이건희 회장은 이제 20여 년이거든요. 76년의 삼성 역사 속에 이병철 회장의 흔적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위에서는 창의적인 조직으로 가기 위해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하는데 조직 밑으로 갈수록 옛날 문화와 섞여서 갈등이 생기는 거죠. - 관리의 삼성과 전략의 삼성이 충돌한다는 의미인가요?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부터 이병철 회장이 사망하는 시기까지는 농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넘어가던 시기에요. 그때는 관리가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관리를 잘 하면 성공할 수 있었어요. 70년대 말까지는 한국의 1등이던 삼성이 현대, 대우 등의 추격을 받으면서 변화가 일어났어요. 이건희 회장이 부회장이던 시절에 이병철 회장은 ‘내 이후의 삼성이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어요. 가전제품 부문에서 반도체, 통신으로 바꾸면서 부품회사들에도 미션을 줬고요. 1987년까지 (영업 규모를) 10배 키우라는 ‘특명’을 1982년에 이병철 회장이 내렸는데 결국 그 미션대로 했던 것이 오늘날 삼성의 밑거름이 된 거죠. - 그렇다면 지금 ‘창의의 삼성’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 건 너무 늦은 대응은 아닐까요?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처음 주창할 때 이미 ‘창의’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들을 보면 이 회장은 취임할 때부터 미래에는 창의의 시대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전략’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삼성이 돼야 한다고 말이죠. 기업이 대형화되면 관료화되고 창의력을 잃게 되는데 그렇더라도 삼성은 ‘크지만 창의적인’ 기업이 돼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용인에 연수원을 지을 때 ‘창조관’ 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그때 이미 어떻게 하면 ‘관리지향적’ 사람을 ‘창의지향적’ 사람으로 만들지 큰 그림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요. “감사의 마음이 있어야 지식도 나눌 수 있다” - 흔히 삼성맨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문가들은 삼성의 경쟁력이 인사관리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 특징은 무엇입니까. 삼성정신을 보면 ‘인재 제일’ 이게 첫 번째입니다. ‘인재 제일’ 이라는 것을 정말로 믿고 실천하고 있는 리더들이 많지는 않거든요. 입으로는 인재가 제일이다 말하지만 이병철, 이건희처럼 ‘사람이 제일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죠. 좋은 사람을 뽑는 것만큼이나 제대로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인적자원의 가치를 실현하는 환경과 시스템을 꽃피우게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자체가 드물어요. 이병철 회장은 인재관리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실천력까지 뛰어난 굉장한 사람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회장보다도 더 많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국내에 삼성그룹과 관련된 연수원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6000명 이상 수용가능한 시설도 있어요. 저도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1년간 지냈습니다만 교육프로그램들이 모두 이건희 회장 작품이었죠. 3개월 외국어 프로그램, 1년간 해외연수 프로그램, 단계별 리더십 프로그램 등이 전부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생겨났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만큼 이건희 회장은 교육을 중요시 했어요. 사람을 뽑고 교육하는 것에 솔선수범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게 만들지 고민했고요. 회장이 항상 직접 앞장서서 나가니까 교육이나 인재 양성이 삼성의 DNA처럼 된 거죠. - 결국 삼성의 위기는 인재(人材)를 통해 극복될 것이라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끝으로 삼성과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보신 것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제가 앞에서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드렸잖아요? 세종대왕은 모든 백성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데 헌신한 분입니다. 생생지락(生生之樂), 즉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세종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눴어요. 백성들에게 지식을 나눠주고자 활자를 만들고, 해시계 물시계를 만들어서 시간의 권력을 나눠주기도 했고요. 법도 만들어서 알려주고 그야말로 백성들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백성이 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왕이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백성이 행복해야 왕이 행복하다’는 신념을 실천한 거죠. 세종 때 경연(經筵)이라는 것이 활성화됐는데 32년 동안 1898회나 왕이 주재하는 대토론회를 한 것입니다. 대토론회를 집중적으로 하면 신하들이 상향평준화되고 토론회를 하면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었죠. 그래서 인재를 발탁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칭찬과 격려의 문화를 만들었죠. 제가 십 수 년이 지나 깨달은 것은 ‘칭찬은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이 없으면 의무감을 갖는 일이 된다’는 거였어요. 이제 와서 세종실록을 다시 보니 세종대왕의 마음에는 감사함이 깔려 있더군요. 감사한 마음이 있어야 진정으로 지식을 나누고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거예요.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면서 행복한 일터를 만들면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신나게 일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래 창조적인 사람들인데 앞으로 신바람 나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펼쳐나가는 민족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선진 대한민국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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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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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기사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글이다.
최근에 비상경영에 들어간것부터 해서 그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있다.
90년대 초반, 신경영을 주장하며 아내, 자식 뺴고 모든걸 다 바꾸자로 시작해
몇번의 여러가지 위기를 강조, 어느순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예로, 구미공장에서 모든 불량제품을 태워버리며 전화기 화형식을 진행
국민들 앞에서 확실한 삼성이미지를 심어주게되었다.
현재, 삼성은 다시한번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가올 미래를 보고있다.
그들은 단기간의 1년 2년을보지않는다 더큰 미래를 본다.
몇년전 뉴스인터뷰에서 삼성을 100년 200년동안 건재할수있는 기업을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한 삼성 간부인터뷰가 생각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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